오늘은 ETF 수수료에 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저는 ETF에 투자한 지 몇 년 되지 않아서 수수료 0.1%를 당연하게 생각했는데, 시간을 조금만 거슬러 가보면 '존 보글'이라는 사람 덕분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ETF의 수수료가 낮아진 스토리를 소개해 드릴게요. 이 사람 덕분에 우리가 낮은 수수료로 투자할 수 있구나 라고만 알아두셔도 좋을 거에요!
ETF 수수료는 처음부터 낮았을까?
1970년대 미국에서는 개인투자자는 상당히 높은 수수료를 내야 투자할 수 있었어요. 연간 운용 수수료가 1.5~2%로 높았고, 별도의 판매수수료도 약 5~8%정도였어요.예시로 1,000만 원을 투자한다고 했을 때,
- 매년 15~20만 원 정도의 운용 수수료
- 처음 50~80만 원의 판매수수료
지금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게 높은 수수료죠. 장기투자자에게는 운용 수수료가 부담되고, 단기투자를 하자니 판매수수료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았어요.
존 보글(John Clifton Bogle), 혁신적인 수수료
이때, 존 보글이 등장합니다.
1975년에 뱅가드(Vanguard)라는 회사를 세우고 기존 운용사들과 다른 전략을 2가지 취해요.
- 운용 수수료를 0.43%로 낮춤
- 판매수수료 폐지
당시에 월가의 사람들은 코웃음 쳤다고 해요. 그 수수료로 회사를 운영하다가는 망할 거라고.
하지만 보글의 생각을 달랐죠.
존 보글의 아이디어
그가 낮은 수수료를 책정할 수 있었던 아이디어를 살펴볼게요
- 시장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자
- 광고비를 줄이자
특히 시장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전략은 획기적이었어요. 인덱스 펀드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개념을 널리 알린 건 뱅가드였죠. 비싼 돈을 들여 애널리스트를 고용할 필요도 없고, 기업 분석에 돈을 쏟을 필요도 없었죠. 그래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어요.
경쟁사들의 변화
뱅가드와 인덱스 펀드의 등장으로 기존 대형 운용사들도 변할 수밖에 없었어요. 변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도태될 테니까요. 너도나도 저비용 인덱스 펀드를 출시하고, 이에 따라 업계 전반의 수수료가 낮아졌어요. 거기에 펀드를 상장시켜서 거래를 쉽게 할 수 있도록 ETF까지 등장해서 수수료 경쟁이 더 치열해졌습니다.
현재 ETF 시장의 모습
존 보글 덕분에 우리의 현재 ETF 시장은 낮은 수수료가 당연하게 됐어요. 앞다투어 낮은 운용 수수료를 광고하고 자기네 ETF를 사라고 홍보하죠. 'VOO' 같은 대표적인 저비용 인덱스 ETF는 수수료가 0.03%로 상당히 낮아요. 한국 시장에 상장된 해외주식 ETF도 0.1%대의 낮은 수수료에 투자할 수 있답니다.
만약 한 달에 100만 원씩 30년 장기투자를 한다고 하면, 수수료 2%인 시절과 비교했을 때, 1억 원 정도의 차이가 납니다.
존 보글의 위대한 유산
ETF에 투자하면서 낮은 수수료로 투자할 수 있게 해준 존 보글이라는 사람. 잘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모두 누군가의 도전과 용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을 기억합시다.